
紅緣
- 토시미
추운 겨울, 모두가 한마음으로 나뭇가지를 가지고 와서는 쌓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그는 흐믓하게 옅게 미소를 짓어서는 불이 타오르는 것을 확인하고서는 손바닥에 잔득있는 고구마를 꺼내보였다. 그녀는 고구마의 시선을 뜨지 않은채 얼른 먹자고 재촉하는 듯이 그의 소매를 당기면서 시선은 고구마한테 였다. 그는 생각이 변했는지 ‘조금 더 기다려 보거라.’ 더욱 그녀를 제촉하게 만드는 말을 내뱉었고, 그녀도 역시 지지않게 그의 발을 밝아냈다. 결국 포기했는지 고구마는 천천히 구워지기 시작했고, 기다리는 채 그녀는 쭈꾸려 앉자서 불을 구경할 뿐이였다. 둘 사이에 오가는 말은 없어지만 그만큼 정적이 아닌 편한 분위기였다.
검은 눈동자의 높게 한곳으로 묶은 검은 머리카락은 누가봐도 딱. 하녀같아 보였다. 노예라고 하기에는 차림새가 한복으로 쫙 갈아입혀져 있지만 꼭 그거만큼은 아닌 것 같아보였다. 그러다고 해서 옆에서 흐믓하게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그도 하녀가 아닌, 이 집 마당의 주인인 히츠가야 토시로 도령님 이다. 그 도령님을 모시고 있는 사람이 하타나 미 이면서 기생으로 들어갈 뻔한 애를 선비님의 아버지가 어릴때부터 키워주셔어 토시로랑은 절친이나 마찬가지 이다. 옛날부터 둘이서 친구처럼 지내와서 지금와서 신분차이라고 뭐라할 수는 없으면서 무엇보다 토시로는 하타나를 연모하고 있었다. 모든 사람이 알고 있지만 모르는 사람은 단 한사람 뿐이였다.
눈치가 여태까지 없는 하타나 미 이다. 자신의 사랑에 관해서는 전혀 눈치를 못채는게 모든사람들의 수수께끼이기도 하다.
“나리, 얼른 군고구마 꺼내주세요~”
“네 놈은 나를 하녀처럼 부러먹는구나”
“설마요!미천한 천민이 어찌 나리 부러먹을 수 있습니까?”
그녀는 신났는지 군고구마의 껍질을 까면서 호호 입으로 불기 시작했다. 토시로는 불평을 달았지만 신경을 쓰지 않은지 쭈꾸려 앉자 있는 하타나를 바라보았다. 높게 묶은 머리카락은 목이 다보여서 풀으라고 몇 번이나 말했지만, 고집하나는 지독해서 절대로 못푼다는 그녀에 결국은 추운날씨에 경호하는 겸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요즘들어 그녀를 기생으로 팔자는 소리가 많아지면서 아버지랑 어머니가 없는 집안에 유일하게 햇빛인 그녀를 데리고 갈수 없게 말이다. 그의 속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군고구마 껍질을 다 깐 것을 두손으로 그의 앞에 내밀었다. 그저 해맑게 웃는 그녀의 군고구마를 받아들고서는 다시 껍질에 집중하고 있는 그녀한테 시선을 때지 않았다.
본인이 사랑한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사람한테 전달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해본적은 없었다. 당연히 토시로도 쉽다고 생각해지만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려서는 이 모양인 것이다. 그저 짝사랑하는 듯이 썸을 타고 있을 뿐, 모두가 답답하면서 당연히 토시로 본인도 많이 답답해왔다. 어떡게든 본인의 마음을 전달하려고 했지만 오는 것은 그저 그녀의 웃음뿐이였다.
군고구마를 아무생각없이 먹고 있는 그녀는 참으로 행복해보였다. 토시로는 가벼운 웃음을 내뱉고서는 물어보았다.
“네 놈은 지금이 행복하는가?”
“행복하다면 행복합니다. 나리가 행복하시는데 소녀가 뭐라할수 있겠습니까?”
그녀는 항상 자신의 신분을 확인하는 듯이 뒷걸음질을 하게 된다. 그가 물어보면 자신의 신분의 맞땅하게 대답하는게 토시로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녀가 뒷걸음질을 하고, 벽을 쌓일수록 그의 마음은 점점 바빠졌다. 단호하지만, 항상 웃는 그녀의 미소를 지키기 위해서는 토시로는 왠지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인지 모르겠다. 혹시나, 겨울은 마지막을 상징하는 헤어짐이니까. 혹은 그녀가 자신을 떠날까봐. 그녀의 손을 살포시 잡으려고 내밀어지만 보이는 것은 미소였다. 둘사이는 행복하지만 행복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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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있는 것이나!”
멀리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와 사람이 가득했던 집안은 어느새 누군가로 인해 망가져는지 텅비어있는 빈집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사이에 들려오는 토시로의 거친 목소리와 누군가를 찾는 것인지 계속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있을 뿐이였다.
단 몇일도 안돼는 날이였다. 왕이 죽어가고서는 결국은 망해버린 나라와 도망가는 백성들, 백성들을 죽이려고 오는 옆나라의 장군들로 매우 좋아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나라가 망하고 당연히 그도 도망가라되지만 하타나가 보이지 않아서 지금처럼 계속 찾고 있는 중이다. 방안을 돌아다니면서 그의 표정은 점점 일그러진채 거친숨을 내뱉었다. 불냄새가 가까워질수록 점점 마음은 조급해져가고서는 무언가 뿌셔지는 소리에 그는 재빠르게 시선을 돌려보았다.
딱 한번 그는 아버지한테 물어본적이 있었다. 수많은 천민들은 기생이 될 것인데 별로 티가 나지 않는 아이를 대리고 왔나는 말을 한적이 있었다. 그때의 아버지의 표정은 미안한 미소와 함께 그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담은채 내뱉었다. ‘그녀는 너를 지켜줄것이네.’ 그때의 토시로는 어리면서 알수 없었다. 여자를 지키는 것은 남자의 의무면서 본인이 죽어서라도 그녀를 지킨다고 마음속으로 맹새한적도 있었다. 그는 그녀의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붉은 피가 그의 얼굴에 묻어져지만 그는 시선을 땔수 없었다. 화려한 그녀의 검술은 처음보는 그도 놀랄정도였다. 저고리는 풀러져있고, 치마는 무릎까지 찢어져있는 흔적이 보인채 그녀의 시선은 토시로로 향했다. 처음에는 적인줄 알고 칼을 눈을 얆게 떠서는 바라보았지만, 예상도 못한 토시로의 모습에 그녀도 당황했는지 말을 더듬은채 내뱉었다.
“나,나리?어찌 이런곳에 계시옵니까!?”
토시로는 그녀가 자신을 쫓아내려는 것을 알고있었다. 표정으로 보이는 그녀이면서 당연히 그도 순순히 가려고 했지만 감이였을까. 그녀가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였다. 그는 그녀의 손목을 잡아서는 같이 가자고 말했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거절의 답이였다. 똑같았다. 주먹의 힘을 꽉쥔채 그는 처음으로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놀란 표정은 휜히 보인채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들려오는 목소리에 적들의 목소리였다. 수많은 걸음소리와 함꼐 피가 물들어있는 칼날은 사람들한테 겁주기 딱좋았다.
거친숨을 내뱉으면서 하타나는 토시로의 손목을 잡고서는 뛰기 시작했다. 아무도 모르는 창고안까지 온 둘은 숨을 내쉬었다. 잠시라도 쉬면 안되는 상황에 하타나는 자물쇠를 뿌시고서는 그한테 시선을 향했다. 이 창고를 알고 있는 사람은 하타나랑 토시로밖에 없지만, 그러다고 해서 적들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불안함을 감추지 못한채 그녀는 내뱉었다.
“들어가십시오.나리”
“싫다.”
“지금 여기서 그러시면 안됩니다.살아남으시러면 창고안으로 얼른 들어가세요”
“또 다시 사라질것이 아닌가?”
그녀가 사라진 것은 한두번이 아니였다. 어딘가 사라질 것 같은 그녀를 붙잡는 방법은 지금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하타나는 불만만이 가득한 표정이였다. 그녀는 낮게 내뱉었다.
“나리, 지금부터 하는 짓은 가서 벌을 받겠습니다.”
“그게 무슨,”
그의 가슴팍을 두손으로 밀어내면서 그녀는 그날처럼 웃고있던 표정을 짓어내고 있었다. 그녀의 입술이 작게 움직이고서는 빛이 그의 눈앞에 빛이 사라졌다. 그가 생각을 해서 행동을 옮기기 전까지 자물쇠가 닫혀지는 소리, 적들이 가까이 온 목소리와 유일하게 귓가에 속삭여지는 그녀의 당당한 목소리가 퍼져나갔다. 맞닿아지는 검의 철소리, 거친 숨소리와 피가 날 정도로 문을 두드리면서 열어달라고 소리치는 토시로의 목소리가 곂쳐들려졌다.
몇시간이 흘려는지도 모른채 아무소리도 없는 거친숨소리 뿐이였다. 하타나는 많이 지쳐는지 피범벅인채 창고문의 기댄채 큰 숨을 들이 쉬었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숨이 멈출 것 같았지만, 아직 죽을수 없다는 듯이 있는 힘을 다해서 그의 이름을 내뱉었다.
“..나..나리..”
“…”
아무 대답이 없었다. 그녀는 그가 삐져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싸우면서 들리는 외침과 눈물떨린 목소리. 나리라고 믿기 어려운 그의 애절함이 마음속 죄로 이미 박혀져 있다는 것을, 미움받는 짓을 안하려고 했는데 말이다. 하타나는 헛웃음을 짓은채 자신이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 다행이라도 생각했다. 만약에 그가 자신을 위해 죽여주면 어떡게 살수 있는지 몰랐으니까. 그녀는 장난스럽게 물어보았다.
“대답해주지 않는겁니까?..하아..나리”
“..어찌..”
“나리를 어릴떄부터 쭉 연모하였습니다..지금이야 말하는 소녀가 원망스럽다면 원망하셔도 됩니다. 허나, 이 마음은 전하고픕니다.”
그리고서는 그녀는 고개를 위로 올려서는 크게 외쳤다. 싸우기 전과 다르게 힘이 들지만 충분히 누군가 들릴수 있게 울러펴졌다. 사람이 있다는 큰 소리와 함께 창고의 문이 열려졌다. 어떡게 열려는지도 생각하지 않는채 그녀의 등은 따뜻한 온기가 가득한 그의품속에 안겨졌다.
토시로는 힘없이 자신의 품속에서 미소를 짓고있는 그녀가 원망스러워지만, 눈물이 나왔다. 눈물진 뺨에 그녀는 천천히 그의 뺨을 쓰담은채 다른 한손은 보이지 않았다. 울지말라는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와지만 그는 더욱 눈물진채 애절했다. 부디 그녀를 데리고 가지말라고 말이다.
“데리고 가지 마라..제발..”
“..나리,소원이..있습니다..”
“말하지마라. 더 이상은..!”
“사랑..한다는 말을..듣고 싶습니다.”
대체 왜.. 그는 입술을 힘껏 깨물었다. 피가 나와서 그녀의 뺨에 떨어져지만 그는 움직일수 없었다. 그녀가 죽지 않길 바랬다. 아니, 바라고 있는 상황에 그녀한테 좋아한다는 말을 내뱉을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는다. 솔직한 그녀의 모습이 좋지만, 왠지 모르게 말하고 싶지 않았다. 사랑한다는 말을 내뱉으면 그녀는 사라질 것 같았기 때문일까. 사랑한다. 누구보다도 널 사랑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애써 내뱉었다.
“사랑한다..미여”
그녀의 작은 웃음과 마지막으로 속삭이는 말과 함께 떨어졌다. 작은 손은 이미 차가워진채 그의 뺨을 쓰담던 것은 없어진체 싸늘한 시체로 되어버렸다. 그는 그녀의 이름을 부르면서 그녀의 뺨을 여러 번 만지기 시작했다. 그는 단한번도 잃어버리지 않길 바래던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동공이 사라진 청록색 눈동자로 멍하니 그녀를 부를 뿐이다. 아군이 올 때 까지. 계속. 계속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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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타나 미가 죽었다. 자신의 목숨을 나를 위해서 희생하고서는 죽고 말았다. 내가 옆에 있었으면 달라졌을까? 무한번 생각해도 그떄의 일은 돌아오지 않을 뿐이다. 하타나가 죽고서는 모든 세상은 흑백처럼 무의미하게 되었다. 너를 위해서 여기까지 왔지만 무의미한채 살의미도 없어졌다. 소중한 것은 금방 사라지고, 잊혀질수 없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허공에 내뱉었도 소용없는데 봄이오면 고백하려고 했는데. 봄이 오고 너가 좋아하는 벚꽃잎이 살랑거리면서 환하게 웃는 너의 미소를 바라본채 말이다.
“..제발..한번이라도 웃어주게.”
애절하다. 너의 피묻은 뺨을 몇 번이나 닦아주었도 깨어나지 않는다. 금방이라도 깨어날 미소를 짓은채 말이다.